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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학년 5반 박성호 학생 누나 박보나씨
    건마바다 2024.04.05 15:00

4월16일은 세월호 참사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시사IN〉이 그날까지 ‘세월호 사람들’ 100명을 만납니다.

2학년 5반 박성호 학생 누나 박보나씨가 동생의 등하굣길이던 안산시 단원구 화정천에 서 있다. ©시사IN 박미소



박보나씨(30)는 2학년 5반 박성호 학생의 큰누나다. 2016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순례자들에게 노란 리본을 나눠주고, 2019년 세월호 형제자매들과 함께 간 독일 추모문화기행에서 기억과 추모의 문화를 배웠다. 비방 글 모니터링을 하며 참사 피해자에게 사회가 강요하는 ‘피해자다움’을 마주하고, 거기에 대응하며 살아왔다. 2014년 4월16일 이전의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자신만의 삶을 어떻게 꾸려갈지 고민할 수 있게 됐다.

“참사 초기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비방 글을 모니터링했어요. 그 당시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항상 이어폰을 끼고 다녔어요. 언젠가 제가 뿌리염색을 하고 인터뷰를 나간 적 있는데요. 그 사진을 보고 ‘가족을 잃고 뿌리염색을 한다니 이제 살 만해졌나 봐, 이상한 유가족이네’라는 댓글이 달렸어요. 충격적이었어요. 그래서 형제자매 사진 모임에서 ‘피해자다움’이란 주제로 사진전을 준비할 때, 파마를 하는 유가족의 뒷모습 사진을 전시했어요. 우리 사회에는 피해자들이 뭘 하면 되고 뭘 하면 안되는지 암묵적인 규정이 있는 것 같아요. 저를 포함한 형제자매들, 생존자들은 자신의 표정을 스스로 검열해왔어요. 그걸 깨고 싶었어요. 항상 슬퍼만 하는 피해자가 아니라 당당한 피해자의 모습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피해자’라는 것이 삶의 족쇄가 되지 않도록, 다양한 얼굴과 다채로운 모습이 나와야 해요.

헝가리 여행을 갔다가 다뉴브 강가를 걸은 적이 있어요. 거기에 총살형을 당해 강물에 떠내려간 유대인들을 추모하는 신발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었어요. 어린 친구들이 그 신발 옆에 자신의 발을 놓고 사진을 찍더라고요. 독일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은 정말 공원 같았어요. 그 추모관을 찾은 사람들은 거기서 놀거나 웃기도 해요. 추모와 애도 같은 묵직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곳에서 가벼워도 되는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있지만, 사람들이 가까이 발붙일 수 있는 공간에서 일상적인 추모가 가능하면 좋겠어요.

10년이 지났지만, 이태원 참사나 오송 참사 같은 일이 여전히 벌어지는 걸 보면서 그간 무엇이 바뀌었나 무력감이 많이 들어요. 세월호 참사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란 말만 남은 것 같아 아쉬워요. 처벌 제도가 충분한지도 잘 모르겠고요. 과연 가해자들이 그 죄와 희생자들의 피해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아요.

오송지하차도 참사 후 저도 한동안 물속에 잠겨 있는 것 같았어요. 여전히 트라우마는 남아 있죠. 이젠 이 트라우마와 같이 잘 살아가는 법을 찾아가고 있어요. 앞으로 저는 정직한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지만, 삶을 살다 보니 그게 쉽지 않다는 걸 많이 느껴요. 그렇지만 어떤 선택을 할 때마다 먼저 떠나간 동생들에게 떳떳할 수 있는지, 항상 되물으며 살아가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6주기 추념전 <왜 모르고 왜 기억이 안 나는지, 왜 안 들리고 왜 모른 척하는지> 모음집에 박보나씨의 사진이 실려 있다. ©시사IN 박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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