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국내 이커머스 기업 컬리의 가치평가 잣대 중 하나로 활용되는 쿠팡의 주가가 폭락했다. 상장 이후 처음으로 쿠팡의 주가가
1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컬리의
IPO 행보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9일(미 현지시간) 쿠팡 주가는 전날 대비
22.34% 폭락해
9.35달러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약
21조원으로, 지난해 3월
NYSE에 데뷔했을 때 시총
100조원을 넘겼을 때와 비교하면 기업가치가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미국 중앙은행(
Fed)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으면서 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
쿠팡의 기업가치가 폭락하며 현재 국내서 상장을 추진 중인 컬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쿠팡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이익을 실현한 적이 없기 때문에 매출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PSR(주가매출비율)이 활용됐다.
PSR은 말 그대로 기업의 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이다. 성장 가능성을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로 쓰인다.
쿠팡 상장 당시
PSR은 한 때 5배까지 치솟았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8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이번 주가 폭락으로 현재 시가총액(
21조원)은 지난해 매출액
22조원보다 규모가 작아지게 됐다.
PSR로 따지면 1배가 채 안 되는 셈이다. 만약 주가가 크게 반등하지 않고 올해 매출액이 더 늘어날 경우
PSR 배수는 더 떨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컬리는 지난해 프리
IPO로
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며 기업가치를 약 4조원으로 평가받았지만 상장 과정에서 4조원의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무적투자자(
FI)의 지나친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컬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5600억원으로 4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위해서는
PSR 2.56배가 적용돼야 한다. 그러나 이는 쿠팡의 주가가 지난해 말
30달러 수준이었을 때 계산이고, 현재 주가는
9.35달러로 당시보다 시가총액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만약 현재 쿠팡의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해
PSR을
1.0~1.5배로 적용한다면 컬리의 기업가치는 1조
5600억
~2조
3400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프리
IPO 당시 평가 받았던 4조원과 크게 차이난다.
컬리는 설립 이후 매년 폭발적으로 매출을 늘리며 성장해왔지만 쿠팡과 마찬가지로 적자 규모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해 컬리는 1조
56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적자는
2177억원으로 전년
1163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