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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흘간 신고만 2000건 육박…‘수상한 국제우편물’ 공포에 전국 혼란
    건마바다 2023.07.23 19:38
20일 울산 시작으로 신고 폭주
명동서 1700명 대피하는 소동도
“폭발물·유해물질 확인 사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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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강원 강릉시 교동 강릉우편집중국에서 경찰 및 육군, 소방 당국 관계자들이 의심 해외우편물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주말 나흘간 전국이 정체불명의 국제우편물로 혼란에 빠졌다. 당국은 온라인 쇼핑몰의 실적 부풀리기를 위한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혹시 있을지 모를 테러 가능성 등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대만 등지에서 수상한 소포가 배송됐다는 112 신고는 이날 오전 5시까지 전국에서 총 1904건 접수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587건을 수거해 조사 중이다. 나머지 1317건은 오인 신고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60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 472건 ▷경북 89건 ▷인천 85건 ▷전북 80건 ▷충북·대전·대구 각각 66건 ▷부산 64건 ▷전남 54건 ▷광주 49건 ▷울산 48건 ▷경남 33건 ▷제주 9건 등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일 울산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관계자 3명이 노란색 비닐봉지에 담긴 소포를 열어본 뒤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면서 시작됐다. 국방과학연구소 정밀 검사에서 별다른 유해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

지난 21일에는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에서 유사한 소포가 발견돼 건물 안에 있던 1700여명이 우르르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22일에도 충남 천안 한 가정집에 배송된 대만발 국제우편물에서 가스가 검출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확인 결과 폭발 의심 물질이나 가스는 없었다.

현재까지 폭발물이나 유해 물질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 우편물 포장지 안은 비어 있거나 립밤 등이 담긴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 대만발이었지만 말레이시아나 우즈베키스탄에서 발송된 우편물도 일부 신고됐다.

주한 대만대표부는 “조사 결과 해당 소포는 중국에서 최초 발송돼 대만을 중간 경유한 후 한국으로 최종 도달된 것으로 밝혀졌다”는 입장을 냈다.

경찰 등은 브러싱 스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만발 우편물의 발송지 주소가 2020년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정체불명의 씨앗이 배달돼 논란을 일으켰던 우편물 발송지 주소와 같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브러싱 스캠은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한 뒤 수신자로 가장해 상품 리뷰를 올리는 방식으로 온라인 쇼핑몰 판매 실적을 부풀리는 것을 말한다.

2020년 당시 미국 정부는 “브러싱 스캠 외 다른 행위로 볼 증거가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경찰은 혹시 있을지 모를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는 한편 관계 당국의 성분분석 결과에 따라 수사 착수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대만 등과 국제 공조를 통해 발송 경위와 목적 등도 파악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비슷한 형태의 국제 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미 국내에 반입된 국제 우편물은 안정성이 확인된 경우에만 배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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