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 모습. [인천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아동 성범죄자 김근식(54)이 출소를 하루 앞두고 또 다른 성범죄 혐의로 구속돼 사회로부터 일정 기간 격리될 전망이다. 기소와 3차례의 재판, 유죄 판결 시의 형량까지 감안하면 적지 않은 시간을 수감 생활로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양지원(부장 송중호)는 전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김근식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범죄가 소명되고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은 구속한 김근식을 최대 20일간 수사한 뒤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재판 기간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김근식이 혐의를 부인하는 만큼 검찰과의 법정 공방은 예상되지만, 지난 2006년 12명의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복잡한 사건조차 형 확정까지 5개월이 채 안 걸렸다.

의정부 지역 시민들이 16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청 앞 광장에서 아동 성범죄자 김근식 의정부 갱생시설 입소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

김근식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받게 될 최저 형량은 1년 이상, 최대 형량은 당시 유기징역 상한인 15년이다.

그러나 감경 사유 등을 감안하면 최대 절반까지 형량을 줄일 수 있다. 김근식 전과와 성범죄에 대한 중형 선고 추세 등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형량이 예상되지만, 뒤늦게 발견된 추가 범죄라는 점은 감경 요소다. 김근식이 2006년 기소될 때 이번 범죄사실이 빠져 별도의 형을 선고받게 된 점(사후적 경합범)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강간이 아닌 강제추행의 선고 형량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점도 고려할 요소다. 그간 언론에 보도된 강제추행 사건 판결을 보면, 피해자가 여럿이거나 유사 전과가 있는 강제추행범은 징역 3년∼징역 7년가량이 선고되는 추세다. 재범 우려가 큰 김근식의 형량도 이 범위 내에서 정해지지 않겠냐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단, 사후적 경합범에 대한 감경은 의무가 아니다. 대법원은 2008년 판결을 통해 경합법 감경 여부는 법원이 재량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출소를 이틀 앞두고 구속영장이 청구된 아동 성범죄자 김근식을 태운 호송버스가 16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앞서 김근식에게 선고된 징역 15년 형이 너무 낮았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이번 재판에서는 징벌적 성격의 중형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유죄가 나온다면 징역 1∼2년에서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김근식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던 재판부 역시 판결문에 "피고인에게 교화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평생 사회와 격리함이 마땅하다"는 판단을 담았다.